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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11년 5월 중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식량 손실과 식품 낭비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매년 총 13억 톤의 식량이 버려진다고 한다. 이 결과는 식량의 총량이 모자라는 탓에 누군가가 굶어죽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나누지 않기 때문에 굶어죽는 것임을 말해준다. 이런 안타까운 현상은 의료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치료약을 구하지 못해 아프리카를 비롯해 많은 저개발 국가의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낳은 것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세계화이다. 세계화가 인류의 삶을 결정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의 첨병(尖兵)은 단연 거대 다국적 기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약을 더 싼값에 유통시키지 못하게 하는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과, 개발도상국의 1차 보건 의료를 몰락시킨 구조 조정 프로그램이다. 이것들은 생명을 투기의 대상으로 대함으로써 이윤 추구에 열을 올리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바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 회사 노바티스(Novartis)의 경우 만성 골수성 백혈병 특효약인 글리벡을 연구, 개발하는 데 10여 년 동안 1조원 이상의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100 밀리 그램짜리 캡슐당 23,000원의 고가에 약을 팔았는데 문제는 1년 약값이 3,000만원에 가깝게 든다는 점이다.
그런데 노바티스는 글리벡 시판을 개시한 이래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매상을 올렸다. 인도의 낫코(Natco)社의 경우 글리벡의 제네릭(성분을 분석하여 Original 약과 똑같이 만든 약)인 비낫을 글리벡의 7분의 1 가격으로 시판하기 시작했는데 최종적으로는 미국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노바티스에 독점 판매권을 넘겨주었다.(글리벡 이야기는 지난 2011년 4월 나온‘과학윤리특강‘을 참조한 것이기에 그 이후의 변화는 반영하지 못했다.) 캐나다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자본주의적 이윤 동기보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우선시하기에 약품의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는데 비해 이윤 추구에 열을 올리는 미국은 생명을 볼모로 장사를 하고 있다.
‘의료 세계화, 자본은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의 저자인 셰린 우스딘이 남아프리카 국적의 의사라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장하준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특허권이 없으면 새로운 기술 진보가 있을 수 없다는 특허권 로비 단체들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오늘날의 선진국들은“지식의 관점에서 볼 때 후진국이었던 시절에 하나같이 다른 나라들의 특허권과 상표권, 저작권을 닥치는대로 침해“한 나라들이다.(‘나쁜 사마리아인들‘ 206 페이지) 이른바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적 재산권 제도를 비판하는 것과 지적소유권 자체를 전면 폐지하자는 주장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장 교수가 제시하는 대안은 지적소유권 보호 기간 단축, 독창성의 기준 강화, 강제인가와 병행 수입의 조건 완화 등이다. 이는 아이디어의 창출은 격려하되 사회에는 최소의 비용을 부과한다는 목적에 기여할 것이다. 관건은 생명을 다루거나 생명과 직결된 분야는 시장(원리)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우리 나라도 의료 민영화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이라고 문제가 없지는 않다. 크리스 헤지스에 의하면 미국의 의료보험 가입자가 지출하는 의료비의 31퍼센트가 관리비로 들어간다. ”영리 목적의 의료보험 산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만일 국가 단일 의료보험이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방위산업처럼 영리 목적의 산업도 정치자금 기부와 로비 활동으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맹렬히 싸운다...어떤 대가가 우리에게 돌아오는지 보라. 그러나 의료보험 제도의 현실은 결코 논의되지 않고 있다. 주요 양당에 정치자금을 대는 기업들이 원치 않기 때문이다.“(’미국의 굴욕‘ 256, 257 페이지)
하버드 의과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국영 의료보험을 실시하면 1년에 3,50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헤어나기 어려운 거대한 늪에 빠진 미국식의 의료 민영화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세계화가 초래한 현실은 참담하다. 세계 인구의 1%가 전 세계 재산 총액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가장 부유한 상위 10%가 전체 자산가치의 85%를 독점하고 있다. 아기와 엄마를 넉넉히 먹이고 최소한의 의학 치료에 쓸 돈을 마련하지 못해 세계적으로 매시간 유아 1,250명이 죽어가는데 시간당 1억 2,500달러의 돈이 전쟁 또는 전쟁 준비를 위해 쓰이고 있다.
‘의료 세계화, 자본은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는 의료 세계화에 대한 고발을 매개로 신자유주의 체제의 광기를 알린 책이다. ”달러 - 월스트리트 체제와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지배 블록 등으로 뒷받침되며‘금융화’를 그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가 의미하는 자유는 정치적 자유가 아닌 관료, 재벌, 초국적 자본이라는 고리에 한정되는 경제적 자유이다. 셰린 우스딘의 책을 계기로 다시 한번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자본의 광기를 다룬 책들을 찾아 읽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물론 그의 책은 느슨해진 마음을 조율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늘 그렇지만 작고 연약한 묘목이 크고 튼튼한 나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에게 보낸다.
우리 시대의 핵심 주제들을 짧은 시간에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아주 특별한 상식 NN 시리즈는 뉴 인터내셔널리스트 New Internationalist 가 지난 40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정보들이 담겨 있다. 이 시대의 역동성을 고스란히 담은 아주 특별한 상식 NN 시리즈 중 11번째인 의료 세계화, 자본은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는 의료 세계화로 엿볼 수 있는 빈부격차와 선진국의 의료 원조의 이면, 여성 인권과 건강 등에 대한 굵직한 이슈들을 살펴보고 있다.
왜 ‘누구는 건강하고 누구는 아픈’ 것일까? 누구나 건강할 수는 없다. 라는 뚜렷한 명제가 이 책 곳곳에서 튀어 나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강’, 그리고 우리의 ‘몸’이 전세계적으로 불평등을 보이는 현실을 타파하고 문제를 직시하고자 하는 저자의 직관과 거시적 차원의 해결책이 책 안에 명료하게 녹아 있다.
아주 특별한 상식 NN 이란?
아주 특별한 상식 NN , 어떻게 읽을까?
추천하는 글 : 세계화 시대 질병과 빈곤의 원인을 파헤치다-데스몬드 투투 명예 대주교
감사의 글
일러두기
여는 글 : 전 세계 보건 의료의 정치경제학을 위하여
1장 21세기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아프다
늘어난 수명, 깊어지는 불평등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나?
일차 보건 의료의 등장
일차 보건 의료의 몰락
거시 경제의 대혼란
건강을 사고팔다
구조 조정 프로그램이라는 신화
2장 세계화, 터무니없는 부의 공격
무역협정과 게임의 법칙
규제에 대한 공포 심리
해악의 세계화
다국적기업의 횡포
이동하는 자본, 손쉬운 착취
돈 놓고 돈 먹기, 단기 투자 자금
국가 주권은 어디로?
서비스 무역의 습격
지적재산이 뭐길래
부가 차고 넘친다고?
모든 것을 잃어버리나?
3장 특허의 정치
지적재산권과 공익
제약 회사의 뒷거래
홀대받는 사람들, 홀대받는 질병
논란의 중심, 민관 협력 사업
내실 있는 민관 협력을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근본적인 것을 지키자
4장 성차의 정치
여성이 처한 위험
성차와 에이즈 바이러스
여성 할례
재난, 여성을 덮치다
빈곤,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
산아제한에서 오르가슴을 느낄 권리까지
일차 보건 의료의 이상
누구의 권리이고 누구의 자유인가?
여성 인권
일보 전진 이보 후퇴
5장 오래된 전염병, 새로운 전염병
전염병의 시대
도대체 무슨 일이?
질병을 일으키는 환경
부족한 시간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기 좋은 조건
에이즈의 유행
허약한 보건 의료 체계
타인에 대한 공포
더워지는 지구
극단적인 기후
행동에 나설 수 있을까?
지속적인 노력의 중요성
느린 대처
6장 비전염성 질병의 역습
마약의 다른 이름, 담배
여성을 위한 담배?
제물이 된 청소년
죽음을 수출하다
다국적기업에 맞선 다국적 규제
뿌린 대로 거둔다
비만한 성인은 과체중 아동의 미래
어디에나 있는 로널드
진퇴양난
속지 말자
치열한 전투
7장 큰 해결책
껍데기뿐인 새천년개발목표?
근본적인 해결책
피룡한 곳에 돈을 보내자
부채 탕감, 용서가 아닌 정의 실현
낯선 이가 베푸는 친절
보건 의료 예산을 늘려야 한다
전문 인력의 유출
지역과 시민사회의 참여가 절실하다
전 세계적 거버넌스의 복원
유엔 기구 개혁
원해서인가, 거부하지 않기 때문인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다
부록
부록 1 - 본문 내용 참고 자료
부록 2 - 원서 주석
부록 3 - 저자 참고 문헌
부록 4 - 관련 단체
부록 5 - 함께 보면 좋을 책과 영화
옮긴이의 글 : 모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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