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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이다.시간 속의 뭔가를 도려내 다른 형태로 지속될 수 있도록전이시키는 것이다.사람들은 시간으로부터 도려낸 그 무엇이카메라 앞 에 놓여 있다고 여긴다.그렇지 않다.사진 찍기는 양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다.하나는 앞에서, 또 하나는 뒤에서.그렇다. 뒤 와도 상관이 있다.이러한 비유는 그렇게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마치 사냥꾼이 눈 앞 의 맹수를 향해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듯,총알이 발사되는 순간, 반동으로 몸이 뒤 로 밀려나듯,사진을 찍는 사람 역시 셔터를 누르는 순간, 뒤 로 튕겨 나간다.자기 자신을 향해서 말이다.그래서 한 장의 사진은 언제나 이중적인 상을 갖게 된다.사진은 찍히는 피사체를 보여주게 마련이지만,다른 한편으론 그 뒤에 있는 것 도 보여준다... 시간을 붙잡았다 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사진을 통해 매번 시간은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흐른다는 점이 새로이 증명된다는 데 있다.모든 사진은 우리 자신의 유한함을 상기시키는 하나의 기억이다.모든 사진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포착된 모든 영상은 고귀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고,사진을 찍는 이의 시선 그 이상의 것이며인간의 능력을 넘어선다.말하자면, 모든 사진은 시간의 저편에서, 신의 시야 밖에서이루어지는 창조행위다..."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란 속담이 있다. 내가 아직 어린아이였을 땐 이 말이 꽤 명쾌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적어도 사진에 있어서 이 말은 옳지 않다. 사진에 있어서 한 번이란,정말로 오직 단 한 번을 의미한다.
사진에 있어서 ‘한 번’이란, 정말로 오직 ‘단 한 번’의 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순간에서 ‘한번은’으로 시작하는 빔 벤더스의 사진 이야기
빔 벤더스(Wim Wenders)는 독일 전후 세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감독이자 영화 아카데미가 배출한 최초의 감독.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라 불린다. 특히 그는 메이저 영화의 기류에 휩쓸리지 않고 현재까지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잃지 않는 영화계의 거장이라 불린다. 이 책은 그의 사진집이자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사진을 찍을 때, 결정적인 순간(decisive moment)을 직관적으로 포착해야 함을 이야기한 적 있다. 이는 그의 사진 미학을 대표하는 말이자, 많은 포토그래퍼들이 공감하며 감탄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빔 벤더스 역시, 사진이 담는 찰나의 순간과 ‘단 한 번’(einmal=only one moment) 존재하는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브레송의 ‘직관’이 빔 벤더스에게는 ‘장소와 사물의 외침’이다.
그는 자신이 찍어야 할 어떤 순간이 만들어지길 기다리거나, 특정한 장소와 사물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로드무비를 향한 그의 취향은 사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지도를 펼쳐놓고 마음에 드는 장소로 간다. 그리고 그 장소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그는 카메라에 어떤 것을 담기 전에, 장소나 사물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는지에 먼저 귀를 기울인다고 한다. 그는 ‘장소와 그 장소에 존재했던 사물들의 외침과 이야기’를 찍는다고 말한다.
To shoot pictures
한번은,
나는 호주로 떠났다
란사로테 섬에 도착하던 날
길 위에서 마틴 스콜세지를 만났다
날개를 잃은 비행기를 보았다
유럽 대륙의 서쪽 끝, 황량한 바닷가에서
모스크바 공항에서 오시마 나가사와 마주쳤다
정물화 한 점을 보았다
장 뤽 고다르와 함께한 시간
고속도록 휴게소에서 공룡을 보았다
길 한복판에 자동차가 멈췄던 어느 오후
니콜라스 레이의 이야기
한번은,
호래된 나무 앞에서 길을 멈췄다
텍사스 파리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카메라에 손으 델 정도로 뜨거웠던, 호주의 크리스마스
아침에 만난 풍경을 저녁에 다시 만났다
뉴욕, 크리스마스 블루스
아이슬란드, 유황 냄새가 나는 온천수
엘 파소에 눈이 내리던날
발리에서 오리를 몰던 소년을 만났다
은둔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시간이 멈춘 알프스 산중에서
대신 해밋의 자취를 찾아 헤메던 나날
허물어져가는 집과 마주쳤다
태양을 숭배하는 여자
비가 쏟아지는 덴파사르 시장에서 그 소녀는
알제리에서 보지 못한 것들
미국 사람들의 고향은 어디인가
거리의 사람들을 찍었다
나의 친구, 데이비드 블루
존 리 후커를 보고, 들었다
해리 딘 스탠턴과 리무진을 탔다
브루노 간츠와 알콘퀸 호텔 로비에 앉아서
소호에서 마주친 존 루리
광장으로 나온 모스크바 사람들 사이로
휴스턴, 그 텅 빈 레고 도시를 배회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리얼리티
로욜라 극장의 마지막 장면을 남겼다
타이론 파워의 핸드프린팅을 닦던 그 여자!
그때 그 남자, 마이티 마우스!
버려진 자동차 극장은 새들의 둥지가 됐다
서랍 속에서 찾은 사진들
스크린의 앞과 뒤
앨리스와 폴라로이드
한번은,
호주 대륙을 횡단하며
조금씩, 천천히 사라지는 도시, 튜브에서
샘 셰퍼드, 론 코빅과 내기 당구 치던 밤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뉴욕, LA, 파리에서 보낸 기나긴 하루
텍사스의 늙은 카우보이들
내가 기억하는 호텔 방들
아무도 찾지 않는 호텔의 로비에서
리처드와 다이안을 생각하며
아이들을 따라 서커스를 보러 갔다
구덩이를 피해 차를 달렸던 캄캄한 사막의 밤
포츠담, 리스본, 그리고 독일의 지난 날
도쿄에서 사진 찍기
아침 일찍, 개와 함께 길을 나섰다
단 한 번
빔 벤더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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